독서 이야기

대학생이 읽어본 <보고서 작성 원리 70>

2016.03.29 23:58

대학생이 읽어본 <보고서 작성 원리 70> 리뷰

 

"...그러니까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조를 만들어서 하시면 됩니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조를 짜라는 교수님의 말을 끝으로 수업이 종료되었다.

'갑자기 조를 짜라고해도 굉장히 곤란할 뿐인데...'

제이는 한숨을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군 제대 후에 복학한 그는 학교에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동기생들 중에서 가장 빠르게 군대를 간 터라 남자 동기생들은 아직 군대에서 복무하고 있을 것이고, 여자 동기생들은 학년이 높거나 휴학을 해서 겹치는 수업이 없었다. 영락없이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과 같이 수업을 들어야 할 팔자다.

   

*

   

다행히 조는 쉽게 구성할 수 있었다. 자신을 제외하고 남자 하나, 여자 둘. 통성명을 하고나니 전부 그보다 나이가 어렸다.

불길한 예감이 머릿속에서 가시질 않는다.

   

"젠장!"

첫 조모임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온 제이는 짜증을 터뜨렸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들어맞았다. 제이가 나이가 많다는 것을 알자 조원들 모두가 그를 조장으로 몰고가서 영락없이 조장을 하게 생겼다. 처음 얼굴을 봤을 때부터 각오한 것이긴 하지만 짜증나긴 짜증나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역할 분담에서는 발표역을 맡게 되었다. 슬픈 조장의 숙명이다.

게다가 같이 조원들이 된 애들을 보니까 이건 100% 확실하다. 무임승차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게 아무래도 분명히 중간부터 조별 활동을 개떡같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는다.

   

"내가 1학년이었으면 다 때려치고 학점 포기할텐데..."

아쉽게도 그는 2학년이다. 제이는 이미 1학년을 화려하게 불태우고 군대에 갔다온 몸이라서 학점도 그다지 좋지 않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학점 A를 위해 노력해야하는 형편이다.

일단 확실한 것은 한 가지 있다. 분명히 PPT 작성도 자신이 해야하고 발표 또한 자신이 도맡아서 해야한다는 것이다.

   

제이는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생각해보니 1학년 때 너무 놀아서 제대로 발표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1학년 때는 대충 임기응변 식으로 나서서 발표하면 됐지만 이제는 그런 것도 통하지 않을터. 청중들을 만족시킬 발표를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네이버 검색 - 보고서 작성 원리 70

   

...요즘 트랜드는 인포그래픽인가보다. 검색하니까 인포그래픽이 잔뜩 나오는데, 솔직히 이런 기법은 필요가 없다. 제이는 체계적인 구성으로 상대방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확실한 스킬이 필요했다.

   

"보고서 작성 원리 70이라고?"

많은 책들 중에서 눈에 들어온 도서. 전문 컨설턴트가 작성했다고 한다. 아래 소개글에 나와있는 기본 원칙과 핵심 스킬이라는 말도 굉장히 마음에 든다. 이걸 배워서 학교 생활 도중에 써먹으면 나중에 취업하고 난 뒤에도 굉장히 좋지 않을까.

목차를 보니까 뼈대→초안→마무리의 작성 방법으로 체계적으로 되어있다. 게다가 출간일도 최신이네? 왠지 이건 사면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

   

예상 그대로 팀원들은 첫날 이후로 트롤링을 시전중이다. 자료 조사해온 것도 뉴스를 그대로 복붙(복사-붙여넣기)해온 것이고, 제대로 정리된 것이 없다. 게다가 여자 2명 중 한 명은 연락이 없다. 잠수인가?

오늘 책이 도착한다고 했으니까 집에 가면 받아볼 수 있을 터이다. 더 이상 이건 팀플이 아니야... 나만의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해야지.

   

대학생이 읽어본 <보고서 작성 원리 70> 리뷰

   

집에 도착한 제이는 경비실에 맡겨져 있었던 택배를 받아들고 집에 들어섰다.

택배는 역시나 책이었다.

펼쳐보았더니 특이하게도 앞장에 보고서 작성 레벨 진단 테스트가 있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체크하면 뒤에서 내 작성 성향과 수준을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대학생이 읽어본 <보고서 작성 원리 70> 리뷰

   

...결과가 나왔다.

나는 생각하는 힘과 매료시키는 힘이 1점 이상으로 나와서 메시지 도해 타입이 되었다. 읽어보니까 긍정적인 타입인 것 같지만 점수의 정도가 너무 낮아서 별 의미가 없어 보였다.

아래의 그림을 보니 타입에 따라서 집중적으로 배워야하는 원리가 그려져 있었다.

   

"괜찮은 구성이잖아?"

제이는 무심코 중얼거렸다.

군대에서 읽었던 책들 중 하나에 나와있었던 것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다.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는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 읽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어차피 나머지는 중복되거나 쓸데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핵심만 읽고 가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자신에게 맞는 부분을 찾아나설 필요가 없었다. 앞에서 몇 번 체크만 하고 진단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파트들만 골라서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읽어본 <보고서 작성 원리 70> 리뷰

   

책의 내용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항상 그림이 포함되어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줬고, 챕터가 끝날 때는 주요 핵심 내용들을 정리해줘서 다시 환기시켜줬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사례로 든 예시들이 꽤나 전문적인 것들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저자인 요시자와 준토쿠는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을 했다. 따라서 책에서도 컨설턴트로 활동을 했던 것들을 토대로 사례를 만드는데, 제이의 머리 속에 와닿을만한 것들은 없었다.

   

'사례가 나쁜 것은 아닌데, 아무래도 내가 이해하기는 좀...'

제이가 사례들을 봤을 때 확실히 기법을 통해서 변화되었고 좀 더 매력적인 보고서로 변해있었다. 그러나 사례로 든 것들이 일반적인 회사원이나 대학생인 제이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의 내용이었다.

   

대학생이 읽어본 <보고서 작성 원리 70> 리뷰

   

하지만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 봤을 때 실용적인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제이가 1학년일 때는 발표를 임기응변으로 했기 때문에 버벅이거나 그런 것도 많았고, 사람들이 별로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때도 많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발표는 최대한 간결하고 청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았다. 이 책에 나와있는 원리 중 하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갔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여기에 나와있는 문장의 슬림화는 PPT의 텍스트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발표할 때도 좀 더 새끈하고 매력적으로 말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대학생이 읽어본 <보고서 작성 원리 70> 리뷰

   

발표를 뒷받침하는 파워포인트에 대한 기법들도 충분히 적혀 있었다. 사람들의 시선에 맞춰서 배열해야한다는 것은 제이가 생각 해보지도 못했던 사실이었다.

파워포인트에 자료들을 다 쑤셔박은 뒤에 말로 대충대충 말하면서 넘어갔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제이는 1학년 때의 자신이 얼마나 한심했는지 알게 되었다.

   

*

   

한참을 책을 읽던 제이는 책을 덮고 컴퓨터를 켠 뒤 파워포인트를 실행시켰다. 책을 열심히 읽었으니, 이제는 책에 나와있는대로 실천할 시간이다.

   

"앗차. 이걸 까먹으면 안되지!"

   

자리에서 일어난 제이는 책 옆에서 A4용지를 한 장 가져왔다. 용지 안에는 제이가 배웠던 기법들의 핵심 키워드들이 적혀있었다. 이제 애들이 형편없이 조사해온 자료들을 섹시하게 PPT로 만드는 작업들만 남았다.

본격적인 PPT는 처음이었지만 제이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여태까지 읽어온 기법들을 사용하면 만족할만한 PPT가 나올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시작해볼까?"

컴퓨터 앞에 앉은 제이의 손이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책에서 배운 기법들을 떠올리면서 멋진 PPT를 만들기 위해서.

일단은 잠수 탄 여학생의 이름을 PPT에서 날려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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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osted by 게임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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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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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3.31 12:44 신고

      대학생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저 책이 가장 필요할 때가 언제인가... 생각해보니 저렇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