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심플이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미친듯이 심플이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 1

얼마 전에 미친듯이 심플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인 켄 시걸은 스티브 잡스와 함께 광고계의 혁명을 일으켰던 인물로, 이젠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Think Different” 광고 캠페인을 기획한 사람입니다. 이 광고와 함께 애플은 화려하게 부활하였죠.

   

미친듯이 심플이라는 책은 그가 봐왔던 잡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잡스라는 인물을 옆에서 꾸준히 지켜본 인물인 만큼, 잡스가 애플에서 추방되었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그에 대해 실제로 겪었던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며 그의 행보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는 잡스가 그려낸 마법이 그가 들고 있는 ‘심플스틱’에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심플스틱이라는 것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풀어버리는 잡스의 마법을 표현한 것인데요, 그는 잡스가 심플스틱을 휘두를 때면 모든 문제가 쉽게 풀렸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잡스가 심플스틱을 이용해서 부리는 마술들에 대해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다보면 점점 공감하기 힘들어지는 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비교 대상이 너무 극단적이다.

   

잡스가 대단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기업을 만들어낸 초대 회장들도 각자 믿겨지지 않는 스토리들이 존재하는데, 세계적인 기업인 애플이라면 더 하겠지요. 하지만 인텔이나 델의 행보를 잡스가 돌아온 이후의 애플과 계속해서 비교하는 것은 잡스를 띄워주기 위한 극단적인 사례라고 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애플의 단순화를 강조하고 복잡하다는 인텔과 델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알겠지만 현재 인텔이나 델이 망했느냐? 그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도 잘나가고 있는 기업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켄 시걸은 애플을 찬양하느라 마치 인텔이나 델을 죽어가는 기업 혹은 꽉 막힌 기업들로 묘사하고 있더군요.

   

   

2. 잡스는 정말 심플스틱을 휘두른 것인가?

   

태클을 걸만큼 제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한가지 의문점이 듭니다. 켄 시걸은 잡스가 심플스틱을 휘둘렀다고 하는데, 잡스가 휘둘렀던 것이 정말 단순하게 하기라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아이폰과 같은 제품을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요? 물론 생긴건 단순하게 생겼습니다. 버튼 하나와 화면. 그러나 그것은 겉보기일 뿐 들어간 부품들이나 기능들은 전혀 단순하지 않죠.

저는 오히려 이렇게 생각합니다. 잡스가 휘두른 것은 단순함의 마법이 아니라 집중의 마법이라고. CEO란 비전을 갖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잡스는 애플이 어떠한 가치에 집중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제시해주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완고하게 고집함으로써 애플이 하나의 비전에 집중해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었던 것이죠.

   

실제로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나서 세웠던 NEXT에서 만든 컴퓨터 또한 단순함의 마법이 들어갔다고 보기엔 어렵지 않을까요?

저로써는 그가 단순함에 집착했기보다는 어느 것에 집중할 것인가에 계속해서 고민했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또한 애플이라는 회사에서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과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고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즉, 잡스는 단순함에 집착하는 인물이 아니라 자신과 회사의 비전에 따라오도록 만드는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리더쉽을 갖고 사람들을 이끄는 인물이었다는 것이죠. 그 정도가 다른 사람들보다 강했기 때문에 자신이 내세운 원칙을 벗어난 인물을 심하게 배척했던 것이고요. 이런 모습이 타인에게는 괴팍한 모습으로 비쳐졌을 수도 있습니다만.

   

따라서 단순함이라는 말로 잡스를 모두 설명했다! 라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인지 단순함에 대한 집착이라는 단어로 잡스를 정의내리려는 켄 시걸의 모습을 보면서 공감을 못했던 것 같네요.

다만 이 책에서 한가지 좋았던 점이 있습니다. 바로 잡스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켰다는 것인데요, 잡스가 갖고 있던 괴팍하고 약간은 싸이코 같은 이미지를 함께 지내온 파트너로써 이해하고, 독자들에게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전해주려고 했던 점은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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