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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소재, 스토리의 아쉬움 – 거짓말의 발명 리뷰

지난 번에 만우절 기업 행사들 모음이라는 글을 통해서 짤막하게 소개해드렸던 영화인 거짓말의 발명입니다. 참신한 소재를 이용했지만 매력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많은 아쉬움이 있던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은 거짓말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윤택하게 만들었는가? 입니다.

영화 <거짓말의 발명> 리뷰

영화 <거짓말의 발명>의 세계는 모든 사람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느낀 것을 그대로 여과없이 말을 하죠. 예를 들면 사람의 면전에 대고 아기가 못생겼다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참신한 소재, 스토리의 아쉬움 - 거짓말의 발명 리뷰

이 세계에서는 이런 일이 당연합니다. 왜냐면 거짓말을 할 수가 없거든요! 그 아이가 예쁘다는 등의 거짓말은 절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에 가기 싫어서 휴가를 내더라도 아프다는 등의 변명은 절대 할 수가 없습니다. 진실만을 이야기해야하는 세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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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작중 등장하는 경찰은 흑인을 싫어해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걸렸을 때 흑인이면 흥분해서 총을 쏘고 무기를 압수당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뭔가 이상합니다. 진실만을 말한다는 것이 분별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거든요. 내가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별할 줄 아는 것이 사람 아니던가요. 꼭 말할 필요없이 침묵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인데, 이 영화 속의 사람들은 여과없이 생각나는 족족 입으로 말합니다.

이런 부분이 사람들로부터 지적받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네요. 또한 거짓말을 못한다고 사람을 속일 수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진실 중 일부만을 말함으로써 사람을 착각하게 하고 속이는 것도 거짓말은 아니잖아요? 가령 내가 저 사람을 싫어하는데, 그 사람의 옷입는 스타일이 좋다면 그 사람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너의 패션 스타일이)좋아.” 일부만을 말한다는 것이 거짓말은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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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든, 주인공인 마크는 유일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물론 그도 처음부터 거짓말을 할 수 있던 것은 아닙니다. 그냥 마흔 줄 넘어서 실직하게 되고, 어쩌다 보니 남들이 하지 못했던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거짓말이라는 행동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줄 도리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거짓말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참신한 소재, 스토리의 아쉬움 - 거짓말의 발명 리뷰

거짓말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재산도 벌어보고 말도안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일약 스타가 되기도 합니다. <거짓말의 발명> 속에서의 영화는 역사를 읽어주는 것에 불과했거든요. 진실만을 이야기해야하니까 소설, 영화 등은 존재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허무맹랑한 스토리라고해도 그 사람들에게 있어선 거짓이 아닌 진실이었을테니 엄청난 충격이겠죠.

참신한 소재, 스토리의 아쉬움 - 거짓말의 발명 리뷰

그러나 영화 속에서 가장 큰 거짓말은 어머니를 위해서 했던 거짓말입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어머니가 죽음 뒤에는 영원한 공허 밖에 없다고 떨고 있을 때, 그녀를 위해 거짓말을 합니다. “죽고 나면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곳으로 갈 것이며 그 곳에서는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엄마가 상상하는 최고의 저택이 있다.” 무엇인지 감이 오시나요?

사후 세계와 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게 됩니다. 거짓말을 못하는 세상 속에서 이 말을 진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어머니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잊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며 편안하게 숨을 거두게 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별 볼일이 없습니다. 내용이 점점 산으로 가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그런 점 때문에 A급 소재로 B급 영화를 만들었다는 혹평도 있습니다만, 그 말도 맞지만 내용 자체가 전반적으로 루즈하고 재미가 없다는 것이 큰 역할을 했겠죠.

참신한 소재, 스토리의 아쉬움 - 거짓말의 발명 리뷰

이 영화에서는 거짓말이라는 것이 사람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만들어주는지 보여줍니다. 거짓말없이 각박한 세상에서 한 사람의 거짓말로 인해 행복해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을 살리고, 헤어질 것 같은 연인들을 다시 이어주는 모습에서 그를 느낄 수 있죠. 말이라는 것은 사람의 ‘도구’와 다름이 없습니다. 거짓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좋게 쓰면 약이 되지만, 나쁘게 쓰면 독이 되는 것이죠.

우리는 흔히 거짓말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진실만이 최선인 것처럼 포장되죠. 하지만 그게 사실인가요?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을 때, 맛이 없어도 맛있다고 해줘서 기분을 좋게 만들어드리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거짓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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