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 무레 요코의 카모메 식당
'이곳에서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아요' 카모메 식당이라는 소설을 펼쳤을 때 본 글귀 중 가장 인상적인 글귀였다. 빠름을 추구하는 곳에서 카모메 식당은 느림의 미학을 추구한다. 한껏 느려지다보니 마음도 풀어지고, 모든 일이 잘 될 것 같은 이상한 여유가 생긴다. 그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카모메 식당의 매력이다.
나는 현재 카모메 식당을 모티브로 한 오니기리 전문점, '카모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카모메 식당이라는 것은 영화 제목만 알고 있었고, 소설이 있는 줄도 몰랐다. 이곳에서 알바를 하지 않았으면 계속해서 인연이 없을 뻔 했다. 어찌되었건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이니, 책에도 관심이 갔다. 그래서 일하고 쉬는 시간 틈틈히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주인공 사치에는 어렸을 적의 꿈인 자신만의 식당을 차리고 싶어한다. 그것을 위해 식품회사에 들어가서 돈을 벌지만 회사 속 기계화 된 모습과, 억지로 신메뉴를 개발하는 일에 지쳐버린다. 그러다 승부수를 던져보듯 구매한 복권에 당첨. 자신만의 가게를 차릴 기반을 갖게 된다. 이후 그 돈을 이용해서 핀란드에 가게를 차리고 (왜 핀란드인지는 읽어보시라) 카모메라는 상호를 붙인다. 이곳에서 사치에는 카모메를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와 자신을 위해 기운 나는 음식을 먹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기를 꿈꾼다. 이런 사치에의 곁에 각자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들어오게 된다.
바깥 세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듯한 카모메 식당. 음식을 통해 타인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보듬어주는 이야기. 각양각색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 카모메 식당이라는 책 속에 흐르는 느긋한 분위기는 읽는 사람 또한 느긋하게 만들어버린다. 이런 느려짐 속에서 우리는 여유를 꿈꾸게 된다. 내 마음이 편안한 곳. 그곳은 카모메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