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 오나타 V3 후기입니다. 옛날 레이저 데스에더 3.5G를 처음 접하고 손에 맞아서 계속 사용하면서, 소프트웨어 통일을 위해 키보드도 레이저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계식보다 정숙한 멤브레인 키보드를 선호했는데, 레이저의 멤브레인 라인업인 사이노사는 국내 출시되지 않아 메카-멤브레인이라는 오나타를 구매하여 안의 철심을 빼서 멤브레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잔고장이 없다는 멤브레인 답게, 처음 오나타를 구매했을 때부터 키보드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소모품인 손목받침대의 가죽이 헤져 사용 불가능할 때마다 새로 구매한 덕에 이번이 4번째 오나타입니다.
오나타→오나타 크로마→오나타 크로마→오나타 V3
공교롭게도 오나타V3가 나온지 한달 밖에 되지 않아 기분 좋게 신제품을 구매했는데, 10일째 된 지금 나름의 평가를 말해보고자 합니다.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건,
오나타 V3는 절대 게이밍 키보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레이저 오나타 V3 후기 - 게이밍 키보드가 아닌 이유
이유는 단순합니다. 스펙이 너프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적으로 좀 더 얇아지고, 멀티미디어 키도 생기고 로우 프로파일 등 다양한 변화가 있지만 근본적인 성능을 너프했습니다. 도대체 레이저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출시했는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오나타 V3 스펙
Backlighting | 10-zone lighting Razer Chroma™ customizable backlighting with 16.8 million color options |
Keycaps | UV-coated ABS |
Form Factor | Full-size, low-profile keycaps |
Key Roll-over | No |
Anti-Ghosting | Yes |
Gaming Mode | Yes |
Fully Programmable Keys | Yes |
Synapse | Synapse 3 |
On-the-fly Macro Recording | Yes |
1000 Hz Ultrapolling | Yes |
Dedicated Media Keys | Yes |
USB Pass-Through | No |
Wrist Rest | Rubber-coated soft-touch |
Cable Type | Braided fiber cable |
Approx. Dimensions | L: 17.46 in / 443 mm W: 5.68 in / 144 mm H: 1.23 in / 31 mm |
Approx. Weight | 1.76 lbs / 800 g |
여기서 무엇이 문제인지 아시겠습니까?
가장 중요한 N key Roll-over 기능이 없어졌습니다.
N 키 롤오버란?
쉽게 말해 키보드의 동시 입력 개수를 말합니다. 6키 롤오버면 6개의 키가 동시에 눌려질 수 있다는 것이고, N키 롤오버면 모든 키가 동시에 눌러질 수 있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게이밍 키보드의 최소한의 조건으로는 6키 롤오버는 되야하고 보통은 10키 롤오버, 많으면 N키 롤오버로 모든 키가 동시에 눌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게이밍 기기를 판매하는 레이저에서 가장 큰 기능을 빼버린 겁니다. 이른바 팥 앙금이 빠져버린 찐빵인 셈이죠. 동시 입력이 중요한 이유는 손이 바쁘게 움직이는 게이밍 환경에서 여러 개의 키를 동시에 누르는 일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장하지 않아 어떤 키들은 동시 입력이 가능하지만 어떤 키들은 동시 입력이 불가능합니다.
오나타V3에서 불가능한 대표적인 조합이 Q,W+@ 조합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Q, W와 동시에 SPACE, R 등의 키가 같이 눌리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문제냐면 요즘 FPS에서 대두되고 있는 히어로 슈팅 게임의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에이펙스 레전드, 발로란트, 팀포트리스2 등 대부분의 히어로 슈팅 게임들은 Q를 스킬 버튼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Q와 W를 누르면서 점프를 못한다? 달려가면서 점프 수류탄을 못 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입니다. 게이밍 키보드로서는 당연히 낙제점이죠. 게이밍 기기를 판매하는 레이저에서 이걸 지원 안하는 키보드를 내놨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예전부터 그랬으면 이런 말은 하지도 않습니다. 이전 제품인 오나타 크로마, 오나타V2에서는 N키 롤오버를 지원했습니다. V3로 넘어오면서 롤오버 기능이 제거되면서 완전히 너프된 것입니다.
당연히 지원해야하는 기능을 빼서 그런지 유통사인 웨이코스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거 같습니다. 어떤 판매 페이지는 6키 롤오버를 지원한다고 써있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롤오버 지원한다는 문구 자체가 없습니다. 다나와의 상품 상세 정보조차 6키 롤오버를 지원한다고 적혀있어 소비자는 어느게 맞는 건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그래서 뭐가 진짜인지 조사해봤습니다.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해외 포럼에도 관련 글이 거의 없었습니다. 해외 판매 페이지도 10키 롤오버를 지원한다는 글이 써있기도 했고요. 아무튼, 포럼의 글 중 하나가 동시 입력을 지원하냐고 물어봤더니 지원안한다고 대답했다는 글이었고, 아마존 리뷰에서는 N키 롤오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라는 리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레이저 홈페이지에서 Key Roll-over : NO 라는 스펙을 확인했고요.
간혹 N키 롤오버를 안티고스팅과 착각하시는 분이 계신데, 안티고스팅은 동시키 입력할 때 제3의키(고스트키)가 입력되는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으로 지원 안 하는 USB 키보드는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마찬가지로 롤오버 기능도 웬만한 키보드도 6키 롤오버 정도는 지원합니다. 사무용 키보드도 아니고, 게이밍 기기 브랜드에서 내놓은 제품에 없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네요. 멤브레인 키보드에선 고가형인 10만원 이상의 키보드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저는 한 판매 사이트의 상세 페이지를 확인하면서 6키 롤오버를 보고 구매했는데, 조금 더 할인받기 위해 다른 쇼핑몰에서 구매했습니다. 나중에 이상해서 확인해보니 구매한 사이트는 6키 롤오버라는 문구가 빠져있더군요. 그래서 설명과 다름으로 반품도 못합니다. (반품하고 V2를 사야됐는데.)
이번 오나타V3에는 외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로우 프로파일 키로의 변화, V2의 스크롤에서 넘어서서 4개의 멀티미디어 키(재생, 음소거,소리감소,소리증가)가 추가되었고 손목 보호대도 기존의 인조 가죽에서 벗어나 소프트한 형태로 바뀌어서 수명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게이밍 키보드로서 가져야 할 핵심 기능이 V2보다 너프되었습니다. 이제 오나타V2도 단종되고, 나중되면 오나타 유저들도 새로운 키보드를 구매할 때가 올텐데, 그때가 되면 오나타 유저들은 V3로 할 것인가 아니면 기계식으로 갈 것인가 고민해야할 것입니다.
요즘 새로 출시한 데스에더 V3 pro의 가격이나 충전기 별도 판매를 보면 레이저에서 돈독이 올랐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게이밍 제품 브랜드라는 본질마저 잊어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2년 간의 출시 간격을 생각해보면 V4는 24년도에 나오겠지만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 되네요….
p.s)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V3 x 역시 N키 롤오버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헐 에펙하는데 오나타 살뻔했네요
헐. 구매 안하셔서 다행이네요. 저도 에이펙스 하다가 오나타V3로 바꿨다가 Q 쓰기 너무 힘들어서 중고로 팔고 V2로 다운그레이드 했어요 ㅡㅡ (국내 단종)
기본적인 윈도우 단축기들은 제대로 작동할까요
윈도우+쉬프트+S(캡쳐), 윈도우+쉬프트+T(창 복구) 등..??
타자감 너무 좋아서 구매 고민중이었는데요..
아마 윈도우 키들이라면 작동할겁니다. 그 이상을 바라긴 어려운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