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아이돌 마스터 리뷰 – 12인 명의 소녀들, 그 꿈을 향해

아이돌 마스터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게임의 장르는 프린세스 메이커와 같은 육성 시뮬레이션. 반다이 남코에서 만든 게임으로 처음에는 오락실용 아케이드로 나왔다가 인기를 끌어서 XBOX360, PS3 등으로 출시 한 게임입니다. 내가 프로듀서가 되어서 아이돌들을 프로듀스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죠.

첫 콘솔 버전은 XBOX360이었는데, 이 또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해서 PSP 버전인 아이돌 마스터 SP, 2010년에는 XBOX360으로 아이돌 마스터 2를 내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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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아이돌 마스터 2는 모두의 기대를 배신하고 망작으로 나오고 말았습니다. 위 이미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이돌 마스터는 총 12명의 아이돌들을 육성하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아이돌 마스터 2에서는 이 중 인기가 낮은 3명의 캐릭터를 선택 불가능으로 변경하고, 라이벌 역으로 만들었으나 당하는 역할. 즉, 호구로 만들어놨습니다.

인기가 적긴 해도 팬들이 있었고, 팬들은 크게 분노했습니다. 일부 팬들은 CD를 부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그들의 분노를 알 수 있겠죠? 다른 아이돌들의 팬들도 자신의 오시(推し,응원 대상)가 그꼴이 날 수 있다고 생각해 함께 분노했습니다.

그렇게 아이돌 마스터의 팬덤은 무너져내렸고, 여러가지 일들이 겹쳐서 일부 유저들은 ‘오와콘(オワコン, 끝장난 콘텐츠)’이라고 이야기를 하게되는 상황까지 오고야 말았습니다. 때문에 당시에 아이돌 마스터가 회생하려면 기적이 일어나야한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왜 애니메이션인데 게임 이야기를 하냐고요? 바로 이 애니메이션이 아이돌 마스터에게 시리즈 회생을 알리는 기적의 시발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 아이돌 마스터 리뷰

오랫동안 사골처럼 우려먹을 수 있던 IP가 한순간에 끝장날 위기에 처하자 제작사 남코 측에서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서 살려볼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2011년도에 아이돌 마스터라는 애니메이션이 개봉하게 됩니다.

그 전에도 아이돌 마스터 제노그라시아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든 적이 있지만, 이것은 희대의 괴작이니 만큼 모르셔도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아이돌 마스터를 구하다.

시리즈의 인기 요소들과 제작진들의 총 역량이 집결된 이 애니메이션은 완성도 자체로도 크게 평가받고 있지만, 더욱 대단한 것은 이 애니메이션이 기적적인 대박을 쳐서 무너져가던 아이돌 마스터라는 시리즈를 살리게 되는 주역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이후 아이돌 마스터의 게임, DVD/Blue-ray, 음악 OST 등 전반적인 콘텐츠들의 판매량이 모두 증가했죠. 기존에 있었지만 무너졌던 팬덤 또한 다시 부활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저 또한 이 애니메이션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천천히 빌드업을 쌓아왔다가 20화에서 폭발시켜 뽑아낸 감동은 지금도 기억에 남네요. 가볍게 보려고 했던 아이돌물 애니메이션에서 사람의 눈물을 뽑아낼 정도의 감동을 연출할 줄 몰랐습니다.

음악과 결부되면서 감동이 극대화되었으니 이게 노래가 가진 힘인가 싶습니다. 아래의 영상은 제가 포풍감동을 받았던 20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입니다. 음악만 들어도 괜찮지만 이 노래를 부르는 치하야라는 소녀의 에피소드를 보고 들으시면 훨씬 좋을 듯 합니다.

12명의 아이돌의 꿈을 그려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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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아이돌 마스터는 12명의 아이돌들을 육성하는 게임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에게는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고, 각자가 갖고 있는 꿈과 사연 등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꿈을 향해 노래하는 소녀들을 도와서 정상에 오르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이 목표는 이어집니다. 애니메이션의 내용 또한 프로듀서가 되어 765 프로덕션의 아이돌들을 정상으로 이끌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와중에 생기는 각각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풀어나가는 것이 소주제가 됩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대단한 점은 아이돌들의 매력을 150% 끌어올렸다는 점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매력들을 멋지게 묘사했으며,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뛰어넘어서 팬들의 2차 창작, 패러디, 성우들의 일화들까지 거침없이 녹여냈습니다. 그렇게 혼신의 힘을 기울인 작품이기에 대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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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창작이 반영된 하루 각하 평범한 아이돌이기에 오히려 숨은 악역으로의 포스가 있다는 2차 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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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우들의 일화를 에피소드로.

음악을 애니메이션 속에 녹여내다.

아이돌 마스터는 아이돌을 육성하는 게임인 만큼, 그 안에도 많은 음악들이 들어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이 음악들 중에서 호평받는 음악들을 에피소드에 맞춰 적절히 녹여내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돌 마스터라는 콘텐츠를 살리는 것이 목적이니 만큼, 각 화마다 캐릭터들의 음악들을 적절하게 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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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캐릭터성, 연출, 노래 등 모든 요소들이 적절하게 조화되어서 아이돌 마스터라는 콘텐츠에 새롭게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도 생겼으며, 무너져내리던 아이돌 마스터라는 콘텐츠를 다시금 살리게 되는 주역이 된 것입니다.

모두의 매력을 어필하지는 못한다는 아쉬움

아쉬운 점이라면 대개 12화(1쿨)로 끝나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25화(2쿨)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졌음에도 아이돌들의 매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12명이라는 아이돌을 25화에서 모두 보여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겠죠. 모든 캐릭터에게 똑같은 비중을 주려면 한 캐릭터당 2화로 에피소드를 끝내야 하는데, 그러면 아무래도 이도저도 아닌 이야기가 되기 십상입니다.

필연적으로 비중에 차등을 줄 수밖에 없고, 어쩔 수 없이 매력 요소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캐릭터들도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한정된 시간 안에서 각각의 캐릭터들의 매력을 최대한 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12명이나 되는 많은 캐릭터들 중에서 비중이 낮게 그려진 캐릭터들이 있을지언정, 공기화 된 캐릭터가 한 명도 없다는 것 자체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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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저는 아이돌 마스터라는 콘텐츠가 OSMU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OSMU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반면, 일본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죠. 아이돌 마스터는 게임, 음악, 웹게임, 파생 상품 등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 애니메이션의 긍정적인 효과는 아이돌 마스터의 성공으로 인해 ‘아이돌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한참 우리 나라에서 광고를 때리고 있는 러브라이브!라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알 사람은 알겠지만, 니코니코니라는 것으로도 유명한 애니메이션이죠.

물론 이러한 점을 제외하고나서라도, 애니메이션 자체로도 뛰어난 작품이기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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