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제어 프로그램으로 어머니를 도운 이야기
제 어머니께서는 공인중개사를 하고 계십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돌아다니시는 일도 많으시고, 컴퓨터로 사무를 보는 일도 많이 하시죠. 그런데 컴퓨터 세대가 아니셔서 제 입장에서는 당연하다고 보이는 것도 막혀서 헤매시곤 합니다. 그럴 땐 저에게 연락을 하셔서 사무실로 호출을 하시는데, 학기 중이라서 재학중일 때는 그것이 불가능하니 원격 제어 프로그램으로 도와드리곤 합니다.
이번에 도와드린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틀 전에 어머니께서 컴퓨터를 하는데 로그인이 안된다고 하시는 겁니다. 네이버, 다음 등의 홈페이지는 로그인이 되는데, 정작 로그인이 필요한 KCII 홈페이지에 로그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상담원이 하라는 대로 했는데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저에게 도움 요청을 하셨죠.
연락을 받고서 원격제어 프로그램인 팀뷰어를 어머니의 메일로 보내드리고 원격제어로 도와드렸습니다. 이상하게 제가 로그인을 하니까 바로 되더군요. 어머니께서 신기해하시면서 어떻게 한 것이냐고 물어보셨는데 별달리 할 말이 없어서 그냥 로그인이 되었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비밀번호를 대문자로 입력해서 그런가? 하시는 겁니다.
아! 비밀번호를 대문자로 입력하셨구나. 하는 생각에 아마 그럴 확률이 높다고 말씀드렸죠. 원격 제어를 한 김에 겸사겸사 정리 프로그램도 설치해드리고, 쓸대없는 파일도 20분에 걸쳐 삭제해드리고 수업을 들으러 갔습니다.
▲ 문제의 페이지
수업이 끝나고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다시한 번 어머니께서 연락을 하시더군요. 또 안된다는 것입니다. 아까 손님이 너무 많아서 로그인 페이지를 켜놓고 갔음에도 제대로 업무를 처리하시지 못하셨던 것입니다. 이후에 다시 로그인을 시도하셨으나 제가 해드릴 때와는 달리 로그인이 안된다는거지 뭡니까.
비밀번호 대소문자가 문제가 아닌 것 같아서 이번에는 어머니께 어떻게 하셨는지 한번 해보시라고 하고 저는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왜 로그인을 하지 못하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아래의 이미지!
▲ 어머니의 컴퓨터로 본 로그인 페이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무엇이 문제가 되었을 것 같나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을 하셔야 하는데, 계속해서 왼쪽 로그인 버튼을 누르고 계셨던 것입니다.
상하로 움직이는 막대바의 존재는 아셨지만, 좌우로 움직이는 막대바가 있다는 것을 모르셨던 것이죠. 그리고 보통 아이디, 비밀번호 입력 후 ENTER 버튼을 누르는 것과 달리 로그인 버튼을 마우스로 클릭하시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왼쪽의 로그인을 누르고 계셨던 것입니다.
어머니께 왜 로그인이 되지 않았는지 설명을 해드리며, 앞으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엔터를 치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좌우 막대바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말씀드려서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와드렸죠. 왜 안되었는지 말씀드리고 나니까, 굉장히 신기해하시면서 아들 잘키워서 이런데 써먹는구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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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은 저에게는 23인치 모니터를 사주셨으면서 정작 본인은 저 화면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은 모니터를 사용하고 계셨기에 발생했던 일이었습니다. 나중에 돈 많이벌면 부모님께 사드려야하는 품목이 하나 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