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샐리의 법칙 리뷰
오늘은 인디게임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마음을 힐링해주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주는 게임 '샐리의 법칙'입니다.
샐리의 법칙이 무엇이냐고요?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점점 꼬여만 가는 현상을 우리는 '머피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리는 현상은 무엇이라고 할까요? 그렇습니다. '샐리의 법칙'은 머피의 법칙과는 반대로 계속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일만 일어나는 현상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게임 샐리의 법칙의 주인공인 '샐리' 또한 이러한 법칙을 실현시키는 인물로, 이상하게 운수 좋은 일이 계속해서 벌어집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면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는 등의 소소한 행운이 그녀에게 계속해서 일어납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운이 온전히 그녀가 운이 좋아서 일어난 것이었을까요?
샐리와 아빠
게임은 2가지 시점으로 이뤄집니다. 플레이어는 행운의 소녀 샐리를 플레이하고, 이후에는 아빠를 플레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샐리와 아빠의 플레이 방식은 사뭇 다릅니다.
샐리의 시점에서는 샐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굴러가고, 그녀를 난처하게 할 수 있는 장애물은 깊은 구덩이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것은 터치를 통해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빠의 시점은 다릅니다. 아빠는 플레이어가 앞 뒤로 하나하나 움직여야되고, 자기 마음대로 점프를 할 수 없습니다. 아빠의 플레이는 철저히 자기 희생적으로 샐리를 위해서만 플레이합니다.
샐리보다 빠르게 움직여서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편하게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그의 실패는 오직 하나, 샐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었을 경우 뿐입니다.
그녀의 행운 뒤에는 아버지의 노력이 있다.
그렇다면 아빠의 시점에서 플레이할 때 샐리는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요? 바로 플레이어가 샐리를 조작하면서 했던 움직임들이 그대로 남아서 아빠 시점에서도 똑같이 움직이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샐리를 잡으면서 나타났던 다양한 갈림길을 아무런 고민없이 진행했다면, 아빠 시점에서는 큰 문제가 됩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딸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기억해내기 힘드니까요. 어디로 통통 튈지 모르는 딸을 보며 노심초사하며 그녀가 순탄히 나아갈 수 있도록 애쓰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 절로 애틋해집니다.
게임은 샐리가 아빠가 위독하다는 사실을 듣고 급하게 떠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바쁠 때 쓰러진 아빠를 원망하는 샐리의 모습과 영혼이 몸을 떠날 정도로 위독한 상황에서도 영혼의 상태로 샐리 곁으로 찾아가 그녀를 도와주는 아빠를 보면 가슴 한 편이 뭉클해집니다.
사실 이 게임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싸이의 아버지라는 노래였고, 두 번째는 옛날에 봤었던 인터넷 소설이었습니다. 제목과 상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여주가 패션 디자이너였고 남주가 일반 직장인이었으며 나중에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되는 운명이었습니다. 여주의 옷이 인정받지 못해 실망스러워하자 남주가 몰래 나서서 그녀의 옷을 홍보하고, 결국 그녀의 디자인이 날개돋친듯 팔리지만 동시에 코가 높아진 그녀가 남주에게서 멀어지다가 나중에 사실을 알게되어 후회하며 시한부 판정을 받은 남주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옆에서 헌신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샐리의 법칙' 속의 아빠 또한 무뚝뚝하게 티를 내지는 않지만 사실은 샐리에게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항상 샐리를 걱정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를 받쳐주는 아버지… 자신의 몸이 위독한 상황에서도 영혼으로 샐리의 곁에 나타나서 도와줄만큼 그녀를 사랑하는 아버지.
과연 샐리는 늦지 않게 아버지에게 찾아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적인 아버지와 딸 이야기. 샐리의 법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