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 마루야마 쿠가네의 오버로드
일본 연재 사이트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한국에서도 번역해서 읽어보던 작품이다. 타입문넷이라는 곳에서 번역을 해줘서 근근히 읽었는데, 드디어 한국에 정식으로 나왔다. 번역본을 재밌게 봤던 나로써는 정식 발매본으로 읽으면 더 재밌을 것으로 여겨져서 구매했다.
주인공인 '모몬가'가 하는 게임은 위그드라실이라는 가상현실게임이다. 한때는 전세계적인 붐을 일으켰던 게임. 하지만 그 영광도 옛말. 어느덧 그 자리는 다른 게임들이 차지하고, 서비스 종료를 앞두게 되었다. 게임에 대한 향수와 미련을 잊지못하고, 서비스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남아있던 모몬가. 서비스 종료와 함께 현실로 로그아웃이 될 줄 알았건만 종료 당시의 모습 그대로 이세계로 날아가버리고 만다.
이 소설의 재미라고 하면 최강물(먼치킨)의 재미라고 볼 수 있다. 작중 주인공 모몬가(아인즈 울 고운)의 유일한 취미는 위그드라실. 게임에 수입의 1/3을 쏟아부을 정도로 폐인이었는데, 캐릭터와 갖고 있던 아이템, 그리고 자신을 충실하게 따르는 NPC들까지 이세계로 이동하고 만다. 여기서의 적들은 어찌나 약한지 모몬가가 갖고 있는 하급 마법 하나에도 맥을 못추고 쓰러진다. 하지만 이곳은 이세계. 이 세상의 주민들이 얼마나 강한지도 모르고, 자신과 같이 세상을 넘어온 사람이 있는가의 여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독자를 말려죽일정도로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오죽하면 웹 상에 연재될 때 당시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텔레포트하는 주인공'이라는 소문이 자자했겠는가. 하지만 이렇게 신중한 모습에 독자들이 답답해할 때쯤 한번씩 터뜨려주는 재미가 있다. 힘의 극히 일부를 사용했는데도 맥을 못추는 적들. 어서 빨리 주인공이 압도적인 힘으로 휩쓸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웹연재될 때와 다르게 책으로 나오면서 새로운 캐릭터도 나타난 것과 세부적인 흐름면에서 변한 것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다. 너무 캐릭터적인 요소에 치중하느라 본질적인 재미를 조금 놓치고 있지 않나는 생각을 한다. 아직 1권밖에 나오지 않아서 더 읽어봐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