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게임, 스팀과 앱스토어처럼 성공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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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스팀에서 새로운 UI의 정식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스팀(Steam)이 무엇인지는 게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대부분 알 겁니다. 밸브에서 제공하는 PC게임 온라인 유통 시스템을 스팀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PC게임을 온라인으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이러한 스팀의 성공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의 타 게임 업체에게도 큰 부러움의 대상인 것을 틀림없습니다. 스팀이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해인 2009년까지 확보한 유저의 수가 무려 2,500만 명이라고 합니다.

스팀이 정확히 언제 시작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많은 논란거리가 되었습니다.

스팀과 앱스토어, 그리고 패키지 게임

맨 처음  스팀은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하프라이프 등 밸브 자사의 게임들을 불법으로 즐기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 누구도 스팀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스팀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밸브의 정책에 많은 유저들이 비난하고, 등을 돌렸습니다.

당시 스팀이 실질적으로 성공을 했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스팀이라는 프로그램 자체에서 수많은 오류들과 잦은 팅김 현상이 발생한데다 초기에는 결제를 회피하는 방법과 스팀을 회피해서 게임을 즐기는 방법 등이 등장하였고, 이 방법을 이용하여 즐기더라도 실질적으로 받게되는 불이익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팀의 약진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스팀의 기능은 좀 더 보완, 개선이 되면서 매력적인 플랫폼으로써의 기능을 갖추기 시작하였습니다. 또한 스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들도 있습니다. CD를 넣지 않아도 게임을 받아서 할 수 있다는 특징과 구매한 게임들을 한데 모을 수 있다는 장점. 물리적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죠.

하지만 유저들의 거부감은 여전했습니다. 패키지 게임을 다운받아서 하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분노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당장에 저만해도, 지금도 스팀에서 게임을 살 것인가, 아니면 돈 좀 더 쓰더라도 패키지 박스를 살 것인가를 물으면 패키지 박스를 선택할 것입니다. 개인의 소장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소중한 아이템이니 말입니다.

스팀을 하는 이유는 편리하니까.

극렬한 반응을 보이던 유저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스팀의 편리함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스팀에 등록된 게임이라면 자동으로 패치를 받아 업데이트하기에 항상 최신 버전으로 관리하기 쉬워졌죠. 스팀이 없던 시절 게임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려면 따로 알림도 없었고, 공식 홈페이지에 찾아가서 1. 최신 버전이 있는지 확인. 2. 다운로드 후 설치. 라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또한 스팀을 통해 친구 관리 또한 할 수가 있는데다 언제 어디서나 스팀만 설치한다면 별도로 CD가 없어도 게임을 설치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장점과 스팀의 강력한 보안 기능에 만족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임사들도 스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스팀은 불법 다운로드의 위험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었습니다. 수많은 게임사들이 자신의 게임들을 스팀을 통해 유통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필수 조건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또한 온라인으로 유통/배포가 되기 때문에 별도로 CD가 없어도 출시가 쉽다는 점은 인디 개발자에게도 유리한 환경이었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을 때는 선점 효과가 매우 크다고 했던가요? 매년 멈출줄 모르는 성장세를 보여준 스팀은 현재에 이르러 EA와 같은 대형 게임 개발사들도 스팀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스팀은 이제 단순한 인디게임은 물론이고, 패키지의 영역을 벗어나 온라인 게임들을 유통시키는 역할까지 하는 거대한 공룡이 되었습니다.

스팀의 특성상, 아무런 이유없이 계정을 만들리는 없기 때문에, 아무런 게임을 소지하지 않은 일부의 유저들을 제외하고서라도 실제로 스팀을 통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수는 매우 상당할 것입니다. 부러워만 해서 끝낼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길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스팀과 앱스토어, 그리고 패키지 게임

옛 CD 게임 시절을 향유하던 사람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을만한 두 회사가 있습니다. 한대는 패키지 시장의 양대 산맥이었던 소프트맥스와 손노리.

창세기전 시리즈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화이트데이 등으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불법 복제에 대한 인식과 킬러 콘텐츠의 등

창세기전 시리즈로 큰 호흥을 얻은 소프트맥스나 포가튼 사가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등의 게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손노리도 불법 복제의 위협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한국 시장에는 이미 불법 복제가 만연화되어 있었고, 수많은 불법 복제 사이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그런 사이트들을 와레즈(Warez)라고 불렀습니다. 불법으로 컴퓨터 정품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사이트의 총칭이었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한국을 뒤덮은 킬러 콘텐츠까지 등장했습니다. 블리자드에서 만든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 출시된 것입니다. 국민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한민국에 수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패키지 게임 시장의 초토화

하지만 패키지 시장에는 호재가 아닌 악재였습니다. 소프트맥스와 손노리를 필두로해서 차츰 성장해나가고 있는 패키지 시장을 초토화시켜버렸던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거대한 킬러 콘텐츠와 불법 복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안그래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배를 곯으면서 게임을 만들던 수많은 개발자들은 그대로 망했습니다. 수 많은 작품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게임 잡지의 번들로써 남겨진 채로 사람들에게 잊혀져 갔습니다.

게다가 리니지와 같은 온라인 게임이 서서히 게임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있던 패키지 게임 시장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축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어 결국 한국의 패키지 게임 시장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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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3만 개의 패키지가 팔렸지만, 패치는 15만번 다운되었다고 소문난 화이트데이

2023.07.09 이렇게 잠식해오던 온라인 게임 시장이 스마트폰과 앱스토어가 생기면서 전성기가 끝이나고 모바일 게임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 참 신기하네요.

앱스토어(App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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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참 시끄러운 해였습니다.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셨고, 용산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신종플루가 크게 돌아 많은 소란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작년 말, 아이폰이 출시가 되었습니다. 아이폰의 출시로 인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시장이 우리의 힘이 아닌 타 국 제품에 의해서 열리게 되었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말입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아이폰의 등장 이전에는 한국시장은 WiFi(와이파이)라고 불리우는 무선 랜을 핸드폰에 탑재하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동 통신사들이 WiFi의 탑재가 수익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예측해서 금지하는 횡포를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통사들에 의해서 막혀있던 WiFi라는 신 개념을 들고 온 아이폰은 많은 이슈를 만들어 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업체들도 부랴부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서 WiFi라는 이점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폰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앱스토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App Store. 정확히는 Application Store는 응용 프로그램들을 사고 팔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아이폰만 가지고 있으면, 편리하게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았고, 현재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앱스토어가 얼마나 큰 이익을 갖고 있는지 단적으로 알려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해, 4억대가 팔린 노키아와 2,500만대가 팔린 애플의 수익이 비슷한, 약 5조원의 이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앱스토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이 팔릴 때마다 받는 수수료가 30%이고, 앱스토어에서 하는 광고수익만 해도 엄청나니, 앱스토어가 애플에게 있어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뒤늦은 한국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정보통신부가 폐지되었습니다. IT 강국을 이뤄내는데 일등공신이었던 정보통신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겁니다.

하지만 그 이후 2년이 지난 지금은 IT강국이라고 불리던 옛 광명이 무색하게도 IT 경쟁력 지수가 16위로 추락하는 등, 점점 내리막길로 가고 있습니다. IT를 각 산업 분야에 연계시키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부조직개편은 실효를 거두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성과주의의 폐해일까요? IT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부각되고 있는데, 현재의 정부는 눈에 보이는 사업, '4대강 살리기'와 같은 토목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으니 이 어찌 한심한 일인지…….

 이들이 IT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지는 지난 이명박 대통령의 명텐도 발언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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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의 명텐도 발언을 풍자하는 한 네티즌이 올린 이미지

다른 건 몰라도 이미 확고하게 안정적인 자리를 잡고 있는 하드웨어 쪽은 우리가 가야할 길이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360을 낼 때 수 조원의 금전적 손해를 본 이후에야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그만한 돈을 들이고서도 시장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군요.

스팀과 앱스토어는 정말 부럽습니다. 생태계 구축으로 인해 이제는 큰 돈 안들이고도, 유지 보수만 잘 해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계속 남아있을테니 부러워 죽겠네요.

한국이 게임기 시장으로 가려면 스팀이나 앱스토어 같은 생태계 구축망으로 가야합니다. 지난 해 2학기 때, 손노리의 실패와 함께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 지 프리젠테이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중소게임기업자들에게 기회의 땅이 되는 곳. 이러한 곳을 한국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국에서도 패키지 게임 시장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이 불법 복제가 만연한 상태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불법 복제를 막을 수가 없다면, 하다 못해 복제가 불가능한 시장을 새로이 개척하면 됩니다. 이 것이 모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2023.7.10 블로그 개설하고 3번째로 썼던 글로 당시 생각했던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생태계 구축망으로 가야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죠. 다만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이나 스팀에 도전해서 성공하는 인디 개발자가 나오면서 패키지 시장도 조금씩 활기를 띠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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