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분의 장대한 오프닝, 퍼스트 어벤져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는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 배경을 다룹니다. 어벤져스의 토르처럼 신도 아니고, 헐크같은 괴력도 없고, 아이언맨처럼 과학 기술로 무장한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벤져스의 리더가 될 수 있었던 캡틴 아메리카. 그가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을 받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약골 소년이었던 캡틴 아메리카가 어떻게 미국의 영웅이 되어서 세계 정복을 꿈꾸는 조직 '히드라'의 레드스컬을 물리치게 되었느냐 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2차 세계 대전 당시로, 미국의 건장한 남성들이 줄줄이 입대하던 시기입니다. 배경이 배경인지라, 영화 내내 고전적인 분위기가 감돌게 됩니다. 히드라와 본격적으로 싸움을 하기 전까지요. 여기에 나오는 조직 히드라는 일종의 오버테크놀로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주인공인 스티브 로저스 또한 다른 미국 남성들과 같이 입대를 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몸이 병약하여 입대하지 못한 그는, 출생지를 속여서 계속해서 입대 신청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떨어지죠. 몸이 약하면 후방에서 군인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면되는데, 계속해서 전방을 고집합니다. 군인이셨던 아버지와 간호사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요. 그의 우직하고 곧은 마음은 불량배나 레드 스컬과 싸우면서도 나타납니다. "종일 싸울 수도 있어."
그런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의 근성과 선한 마음씨를 알아본 아브라함 박사에 의해 군인이 될 수 있었고, 거기서도 강한 희생 정신을 보여 '슈퍼 솔저 프로젝트'의 대상이 됩니다. 슈퍼 솔저 프로젝트란 약물로 인간을 강화하여 슈퍼 솔저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렇게 만들어진 슈퍼 솔저는 건장한 성인 남성의 4~5배에 달하는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정확히는 신진 대사가 4~5배 빨라집니다. 배고파서 어떡하죠?)
그러나 슈퍼솔저 프로젝트가 성공함과 동시에 아브라함 박사는 히드라의 수장 '레드 스컬'이 보낸 암살자에게 살해당하게 되고, 스티브는 이를 쫓아가서 영웅적인 활약상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슈퍼 솔저 프로젝트는 박사의 죽음으로 동결되었고, 그는 연구실에 갇히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그것을 '캡틴 아메리카'라는 일종의 아이돌을 하게 됨으로써 피하게 되죠.
그의 공연으로 인해 군인들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이 많아지게 되고, 미국 내에서도 어린이들의 영웅이 되지만 전방에서 힘겹게 싸우고 있는 군인들의 반응은 좋지 않습니다. 자신들이 힘들게 싸우고 있는데 어릿광대가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으니 얼마나 아니꼬울까요. 스티브도 자신이 원하던 것과는 상반된 활동을 하는 것에서 괴로워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위문 공연을 갔던 107사단에서 군인들이 히드라에게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중 자신의 소중한 친구가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페기 카터의 도움으로 단신으로 잠입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친구 버키와 감금되어있던 인원들을 구출하게 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던 것, '캡틴 아메리카'에 대해서 깨닫게 됩니다.
이후 히드라의 주요 거점들을 파괴하고, 레드 스컬과의 일전을 준비하게 됩니다. 도중에 친구 버키가 열차에서 떨어져 죽는 아픈 경험을 하기도 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슬픔을 분노로 바꿔 레드 스컬과의 일전을 벌이게 됩니다.
마침내 레드 스컬을 물리쳤지만, 작동중인 비행기를 멈출 수 없는 상태. 비행기를 몰고 빙하로 몰고가서 자폭하게 됩니다.
어찌보면 전형적인 미국적인 영웅상을 그려낸 슈퍼 히어로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육체도 약하고 별 볼일 없지만, 정신만은 훌륭한 남자가 세계를 구한다. 미국에 의해 세계 평화가 지켜진다는 팍스 아메리카나적인 설정이 그려져있죠. 그러나 모든 일을 겪고 명성과 미인을 얻는 영웅들과 달리, 70년이라는 세월을 얼음 속에 갇혀져 있고, 구시대의 유물 취급을 당하며, 인생에서의 소중한 것들을 모두 잃어버린 비운의 영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캡틴 아메리카가 그렇게 밉지 않네요.
▲ 이런 장면이 나와도, 오~ 가 아니라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는 점.
영화에서 아쉬웠던 점은 전체적으로 영화가 심심했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액션이 펼쳐지고 있는데 박진감 등이 느껴지지 않고, 나타나는 오버테크놀러지들은 오히려 피식거리는 웃음 밖에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인지 전혀 긴장감이 없고, 고저없이 이야기가 흘러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레드 스컬의 최후 또한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인지 영화를 다 보고 123분의 장대한 오프닝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나온 어벤져스, 윈터 솔저를 위한 사전 포석같은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그 두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습니다. 차기작 윈터 솔저의 경우 퍼스트 어벤져보다 평이 좋던데 한번 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