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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사람, 앨런 튜링을 말하다


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사람, 앨런 튜링을 말하다

   

   

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친구 하나가 킹스맨보다 훨씬 재밌다고 극찬을 해서 꼭 봐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어제 기회가 생겨서 보러 갔습니다. 사실 다른 친구 한 명이랑 저녁을 먹기로 약속을 해서, 저녁을 먹고 집에 갈까 말까 하다가 영화를 보기로 했거든요.

   

   

보고있냐.. 22,500원 킵해놔!!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앨런 튜링

   

   

 


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사람, 앨런 튜링을 말하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현대 컴퓨터의 원형이라고 볼 수 있는 튜링 머신을 개발한 앨런 튜링이라는 인물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앨런 튜링은 영국의 천재 수학자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 독일군이 사용하던 에니그마라는 암호 머신의 암호 체계를 해독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튜링의 위업은 사후 20년이 넘어서야 밝혀지게 됩니다. 도대체 앨런 튜링은 어떤 인물이었는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을 통해 앨런 튜링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 앨런 튜링에 대해 이야기하는 만큼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많이 들어있을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의 일화를 각색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스포일러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제2차 세계대전의 시작과 에니그마

   

1939년, 독일이 폴란드에 침략하면서 영국과 프랑스에서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게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에 독일군이 군기밀을 암호화하는데 사용했던 물건이 바로 에니그마.

   

 


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사람, 앨런 튜링을 말하다

 

1918년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고안되었던 물건이지만, 독일이 군기밀을 암호화하는데 사용하면서 난공불락의 암호 머신이라고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무려 18억 개에 달하는 경우의 수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인간의 힘으로 해독하는 것에는 불가능에 가까웠죠. 그래도 연합군은 이를 반드시 해독해야하는 입장이었고, 영국에서는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는 암혹가들을 한데 모아 암호문을 해독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한데 모인 곳이 바로 블레츨리 파크라는 곳입니다.

      

 


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사람, 앨런 튜링을 말하다

블레츨리 파크의 암호 해독반 건물. 이곳에서 에니그마를 무찌를 비밀병기가 만들어졌다.

   

   

   

블레츨리 파크의 앨런 튜링

   

많은 사람들이 천재에 대해 생각하는 것. ‘괴짜, 괴팍함, 이상함, 다름…’ 영화 속의 앨런 튜링은 그런 말이 정확하게 들어맞는 사람이었습니다. 실제로 튜링은 언제든 왼쪽이 어느 쪽인지 확인하기 위해 왼쪽 엄지에 빨간 점을 칠해두기도 했다는 일화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튜링이 갖고 있던 수학적 재능만은 진짜였는데, 23살에 논문을 내고 24살에 교수가 되었다고 하니까 그 천재성을 엿볼 수 있겠죠. 블레츨리 파크에 앨런 튜링 또한 스카우트 되었고 암호문을 해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에니그마는 엄청난 경우의 수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매일 밤 자정이 되는 순간 암호문의 전달 방식이 변경되었기 때문에 하루만에 암호를 해독해내야만 했습니다.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그래서 앨런 튜링은 에니그마의 암호 체계 자체를 해독할 수 있는 기계를 고안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사람, 앨런 튜링을 말하다

▲ 영화 속 앨런 튜링과 그의 팀원들

   

   

   

   

그러나 앨런 튜링의 일은 진척이 되지 않는데, 그의 외곬적인 성격이 한몫을 했습니다. 자기 혼자서 끝내기가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팀원들하고 반목하면서 기계를 만들려고 하니까 잘 되지않을 수밖에 없죠. 그러던 그가 조안 클라크라는 여성을 만나면서 팀원하고 융화되기 시작합니다.

   

 


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사람, 앨런 튜링을 말하다

 

조안 클라크라는 여성 또한 실존 인물인데, 그 당시 여성들의 위치를 생각해보면 그녀의 존재도 놀라운 일이죠. 그녀는 영화 속에서 다른 여성들이 비서, 암호해독 등의 업무들을 처리하는 것과 달리, 암호 해독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는 앨런 튜링을 팀원들과 융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죠.

   

 


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사람, 앨런 튜링을 말하다

 

그녀의 도움 덕분에 앨런 튜링의 작업에 팀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에니그마를 해독할 기계인 크리스토퍼(튜링이 자신의 기계에 붙인 애칭)도 빠른 진척을 보이게 됩니다.

   

 


이미테이션 게임 후기 영화보다 영화같은 삶을 산 사람, 앨런 튜링을 말하다

 

그리고 결국 크리스토퍼는 완성이 되었는데, 아까도 말했듯이 18억 개나 되는 경우의 수를 전부 찾아내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에 가까웠습니다. 크리스토퍼 또한 암호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이런 크리스토퍼를 보고 “자신이 뭘 찾아야하는지 모르고 있다.”라고 말을 합니다.

   

크리스토퍼가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힌트가 필요했는데, 우연히 그 힌트를 알게 됩니다. 바로 하일 히틀러라는 단어. 독일군은 매일 오전 6시가 되면 날씨 예보를 보내줬는데 이 단어를 길잡이 삼아서 해독하게 되는 것이었죠. 기계가 탁탁탁 하면서 멈추는 모습에는 보는 저 또한 전율이 일 정도였는데, 실제로 당시에 해독하던 사람들의 기쁨은 얼마나 컸을까요!

   

   

   

작전명, 울트라

   

암호 해독은 끝이 났지만,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독일 입장에서는 암호 해독이 완료되었다는 사실을 알기만 한다면, 암호 전달 방법을 바꾸면 되는 일이었죠. 이제는 암호 해독 사실을 숨기고, 잔혹한 게임을 할 차례였습니다.

 

어디를 살리고 어디를 죽일 것인가.

 

독일군들이 자신들의 암호가 해석되었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통계를 통해 어딜 살리고, 어딜 죽이는 비정한 게임이 시작된 것이죠. 바로 이것이 작전명 울트라로 불렸던 것입니다. 무척이나 비정한 작전이었지만, 이 작전 때문에 전쟁이 2년 일찍 끝나고 1200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앨런 튜링의 몰락

   

전쟁이 끝나고, 블레츨리 파크의 사람들은 원래의 본업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앨런 튜링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어느 날 앨런 튜링의 집에 도난 사고가 일어났다는 신고가 경찰에게 들어옵니다. 경찰이 출동하였고, 앨런 튜링과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 도중 앨런 튜링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죠. 영화 속에서는 튜링의 태도에 의심을 갖던 경찰이 미행을 붙여서 밝혀낸 것으로 각색됩니다.

   

당시 영국에서 동성애자는 법으로 엄하게 다스려졌으며, 앨런 튜링에게 남은 것은 2가지 밖에 없었습니다. 감옥에 들어갈 것이냐, 호르몬 치료를 받아 화학적 거세를 할 것인가.

   

앨런 튜링은 화학적 거세를 선택하게 되었고, 여성 호르몬 투여를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기억력 감퇴와 극심한 우울증에 걸렸고 집에서 두문불출하게 됩니다.

   

결국 1년 간의 호르몬 치료가 끝난 뒤, 반년 후에 튜링은 청산가리가 묻은 사과를 베어물고 자살하게 됩니다. 그가 이뤄낸 업적에 비하면 엄청나게 비참한 최후였죠.

   

 

그가 최후에 말한 유언…

 

“사회가 나에게 여자로 변하도록 강요했으므로 나는 가장 순수한 여자가 선택할 만한 방식의 죽음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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