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할까…? –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관련 뉴스를 보고 ‘읽어야겠다.’라고 생각만 해놨다가 찾느라 엄청 오래 걸렸던 책입니다. 이 책의 띠지를 보면 영어 입문 전에 읽는 입문서라고 적혀있지만, 그 부분을 보고 책을 구매한다면 생각과는 다른 구성에 놀라실 겁니다. 오히려 이 책을 읽어야하는 대상들은 다시 영어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 영어가 어려워서 포기했던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제 더이상 ‘이해한 척’은 하지 않겠어!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는 이제 40세가 된 아주머니 미치코 씨가 다시 한 번 영어를 배워보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책은 4컷 만화처럼 컷 간의 형식이 일정한 만화로 되어있는데, 이 좁은 틀 속에서 미치코 씨와 그녀를 가르치는 시마다 씨가 등장해서 하나하나 이야기가 풀어져 나갑니다. 궁금한 것도 많고 물어볼 것도 너무나 많은 미치코 씨. 예전에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던 것들을 하나하나 물어보기 시작합니다.

선생님.

간단한지 아닌지는 선생님이 아니라 제가 정하는게 아닐까요.

그러니까 수업 중에는 “간단하죠?”라는 말은 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저도 학교를 다니면서 영어를 공부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왜 이뤄지는지도 모르겠는데, 가르치는 사람은 학습자가 이해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그냥 넘어가 버리더군요. 모르는 것이 당연한 때임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워서 질문도 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더욱 더 공감이 가더군요.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건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든

‘알려고’ 했지만,

어딘가에 ‘걸리는’

부분이 생기고

그래서 ‘알려고 하지 않는’ 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사에키 유타카 <‘안다’는 것의 의미> 중에서

이 책은 일본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졌지만, 우리나라와 교육 방식이 비슷한 탓일까? 상당 부분이 우린 현실과 비슷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오면서 십 몇 년 간 공부를 했음에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똑같은 모양입니다. 입시 위주의 공부, 주입식 공부를 통해 이해하려는 것을 무작정 외우라고 하니까 흥미도, 실력도 생기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알려고’ 했지만, 어딘가에 ‘걸리는’ 부분이 생긴다.는 말은 정말 공감되는 말입니다. 항상 외우기만 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답답해서 고등학생 때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과외 선생님께 a와 the의 구별 방법에 대해서 물어봤습니다. 뭐라고 설명을 해주신 것 같긴 한데 설명하는 것도 잘 모르겠는데, 그 이후에는 물어볼 기회도 주지 않고(물어보고 싶지도 않아졌고) 바로 교과서 본문을 외우게 했기 때문에 본문은 외우지만 어쨌든 제 마음에서 영어는 원리도 모르는 것으로, 흥미도 자연히 떨어졌습니다.

영어를 포기하는 사람들의 패턴

이 책에서는 영어에 좌절한 사람들의 패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해하지 못한 채 진도가 나가서 지겨워한다’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해될 때까지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꽤 좋아져.

어려운 건, 이해를 돕는 예를 생각해내는 거야.

마스다 마리는 <미치코 씨, 영어를 다시 시작하다>를 통해 영어에 대한 흥미를 불러 일으킵니다. 책에서 영어라고는 고작해봐야 am, are, be동사 등 간단한 것 밖에 나오지 않지만 이를 단순히 암기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이해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어와 영어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영어란 어떤 것이고,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려고 합니다.

일본어와 한국어 또한 어순이 같기 때문인지 몇몇 비유는 공감이 되지 않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를 외워야할 것으로 생각하고 무작정 피했던 사람, 영어를 포기했던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나면 영어를 다시 한 번 공부해볼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영어가 술술 나오게 되는 일은 없겠죠.

그래도 “영어회화 학원에 다시 다녀볼까” 하는 마음가짐은 얻게 될 겁니다.”

– 저자, 마스다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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