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따뜻해지는데, 내 마음에 구멍이 뚫렸는지 너무도 시리다. 특히나 옆구리가.
저번 황제의 외동딸을 리뷰하면서 말했듯이 옆구리가 시리니 연애소설로 대체하겠다는 불쌍한 남중남고군대크리의 나는 오늘도 쓰린 마음을 달래면서 책을 읽는다.
이번에 읽은 책은 「시노노메 유우코는 단편소설을 사랑한다」이다. 나는 주로 인터파크 도서에서 책을 구매하는데 황제의 로맨스 외에 끌리는 로맨스 소설이 보이지 않아,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일본 라노베에서 발견한 이 책은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고, 책에 붙어있는 띠지가 눈에 확 들어왔다.
아마 띠지의 내용이 "솔직히 이제,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시노노메 유우코를 좋아한다."였다. 그 문장이 눈에 들어오면서 소위말하는 후크(Hook)에 걸려버린 것이다.
흔히 말하는 하렘물과 같은 관계를 벗어난 책을 찾고 있었는데 그런면에서 이 책은 겉표지서부터 나를 확 끌어당겼다. 그리고 나도 단편소설을 사랑한다. 특히 러브크래프트 소설들을 좋아한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중·고교 생활이 대부분 비슷하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시절 받은 영향의 잔재라고나 할까. 여러모로 비슷하다. 물론 깊게 파고들면 많이 다르지만 적어도 이런 소설 속에서 그런 면들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따라서 평범한 일상물을 찾으면서도 잔잔한 사랑이야기가 보고 싶다면 이 책도 나쁘지 않다.
시노노메 유우코는 단편소설을 사랑한다
주인공인 미나미 에이타는 첫 사랑에 상처를 받고, 모든 일에 무관심해보이는 소년이다. 클럽활동을 피하기 위해 도서 위원이 된 그는 그곳에서 시노노메 유우코를 알게 된다. 그리고 어느날 우연히 그녀의 비밀을 알게되었고, 그녀에 대해 알아갈수록 잊어버렸던 감정을 되찾게 된다.
이 책은 사랑에 서툰 청춘남녀 두 명이 그려내는 잔잔한 사랑 이야기이다. 사랑을 모르기에, 사랑에 상처입었기에 모든 것에 서툰 그들의 사랑방식도 서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더욱 와닿는 이야기가 된다. 하나의 챕터가 지날 때마다 등장하는 단편 소설이 알려주는 그들의 내면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히 그들을 응원할 수 밖에 없게된다.
인간은 무척 작고 사소한 존재라서 인생이라고 해봤자 소설로 치면 겨우 원고지 50~60매가량의 단편 소설 같은 인생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나는 반대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이 단편 소설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멋진지를 느껴줬으면 해. 단편 소설은 분명히 짧지만, 읽어보면 재미있는 것이 잔뜩 있어. 자신의 인생이 장대한 대하소설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지. 그래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점이 많아.
- 「시노노메 유우코는 단편소설을 사랑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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